특허법원 2025허10293 판결은 거절결정불복심판에서 특허심판원이 심사 단계와 다른 방식으로 선행발명 구성요소를 대비한 경우, 그것이 언제 새로운 거절이유가 되는지를 보여준 사건입니다. 결론만 보면 특허심판원의 심결이 절차 위법으로 취소된 사건이지만, 실무적으로는 의견서와 보정서의 방향을 정하는 기준을 다시 확인한 판결입니다.
핵심은 단순합니다. 같은 선행발명을 계속 인용하더라도, 출원발명의 어느 구성요소를 선행발명의 어느 구성요소에 대응시키는지가 바뀌면 출원인의 반박 논리와 보정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출원인에게 다시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않고 심결을 하면, 그 심결은 절차적으로 위법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출원발명은 시각 효과를 갖는 다중층 코팅에 관한 발명입니다. 청구항 1은 크게 고 선명도 겔 코트 층, 시각 효과 층, 색상 층을 포함하는 구조였습니다. 선행발명 1은 일본 공개특허공보에 게재된 잉크 조성물 및 수지 성형품 관련 발명이었습니다.
심사 단계에서 심사관은 출원발명의 구성요소를 선행발명 1의 구성과 다음과 같이 대비했습니다.
| 이 사건 제1항 발명 | 심사 단계의 선행발명 1 대비 |
|---|---|
| 고 선명도 겔 코트 층 | 겔 코트층 |
| 시각 효과 층 | 중간층 |
| 색상 층 | 백층 |
출원인은 이러한 대비를 전제로 의견서를 제출하고 보정을 하였습니다. 즉, 선행발명의 중간층이나 백층이 출원발명의 시각 효과 층 또는 색상 층과 어떻게 다른지를 중심으로 대응한 것입니다.
거절결정불복심판에서 특허심판원은 같은 선행발명 1을 사용하면서도, 구성요소 대응관계를 심사 단계와 다르게 보았습니다.
| 이 사건 제1항 발명 | 심결의 선행발명 1 대비 |
|---|---|
| 고 선명도 겔 코트 층 | 겔 코트층 |
| 시각 효과 층 | 잉크조성물 층 |
| 색상 층 | 중간층 |
겉으로는 여전히 동일한 선행발명을 근거로 한 진보성 판단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진보성 판단은 출원발명과 선행발명의 구성요소를 대비하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리한 뒤, 그 차이를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어떤 구성요소를 서로 대응시키는지는 진보성 판단의 중심 부분입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선행발명의 잉크조성물 층, 중간층, 백층이 서로 다른 기술적 의미를 가졌습니다. 출원발명의 시각 효과 층을 선행발명의 중간층에 대비하는 경우와 잉크조성물 층에 대비하는 경우, 출원인이 강조해야 할 차이점은 달라집니다. 보정 방향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허법원은 구성요소 대비 방식이 달라졌다는 사정만으로 언제나 새로운 거절이유가 된다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대비 방식의 차이 때문에 공통점과 차이점의 인정, 진보성 판단의 내용, 출원인의 대응 논리, 보정 방향에 중요한 차이가 생긴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심사 단계부터 시각 효과 층을 선행발명의 잉크조성물 층에 대응시키는 거절이유가 제시되었다면, 출원인은 잉크조성물 층에 시각 효과 안료가 포함되어 있는지, 단순 안료와 시각 효과 안료가 어떻게 다른지, 시각 효과 안료의 입자 크기나 물성 한정을 어떻게 둘지 등을 중심으로 대응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심사 단계에서 출원인은 그러한 논리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하거나 보정할 기회를 받지 못했습니다. 특허법원은 이 점을 들어, 심결의 이유가 이미 통지된 거절이유와 주된 취지에서 부합하지 않는 새로운 거절이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에서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절차 위반의 치유 문제입니다. 특허청장 측은 심결취소소송 단계에서 거절결정의 원래 진보성 논리가 실체적으로 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는 경우, 나중에 실체적 결론의 타당성을 주장한다고 해서 그 하자가 치유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특허법 제63조와 제170조가 보장하는 의견제출 기회는 단순한 형식 절차가 아닙니다. 출원인이 어떤 거절이유에 대해 어떤 기술적 반박을 하고, 어떤 보정을 선택할지 결정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핵심 절차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거절이유를 근거로 심판청구를 기각하려면, 먼저 출원인에게 그 이유를 통지하고 의견서 제출 및 보정의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이 사건은 특허출원인이 거절이유를 받을 때 단순히 인용문헌의 번호만 볼 것이 아니라, 구성요소의 대응관계까지 정확히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거절이유 대응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은, 출원인이 반박한 논리와 심판기관이 최종적으로 채택한 논리가 서로 어긋나는 경우입니다. 이때 단순히 같은 선행발명이 쓰였다는 이유만으로 절차적 기회가 충분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파인특허법률사무소는 거절이유 대응 단계에서 청구항별 구성요소 대비표, 선행문헌의 기술적 성격, 가능한 보정 시나리오를 함께 관리하는 접근을 권합니다. 심사 단계에서 이 기록을 촘촘히 남겨두면, 심판 단계에서 새로운 거절이유 여부를 판단하고 절차 위법을 주장할 때도 훨씬 명확한 근거가 됩니다.
특허법원 2025허10293 판결은 특허심판원이 같은 선행발명을 사용하더라도 구성요소 대비 방식을 바꾸어 출원인의 대응 방향을 달라지게 했다면, 의견제출 기회 없이 한 심결은 취소될 수 있음을 확인한 사례입니다. 특허 실무에서 거절이유의 핵심은 문헌의 이름만이 아니라, 그 문헌을 청구항과 어떻게 대응시키는지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