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황
미국 특허 소송의 핵심 방어 수단이었던 IPR(당사자계 무효심판)이 작동을 멈췄습니다. 2025년 10월, 존 스콰이어스(John Squires)가 USPTO 청장으로 취임하여 개시 결정 권한을 직접 행사한 이래, IPR 개시율(Institution Rate)은 0%입니다.
지난 11월 20일 발표된 USPTO 결정문(Paper 11)은 이러한 기조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 56건 일괄 기각: 스콰이어스 청장은 IPR2025-00993을 포함한 50여 건의 사건을 "재량적 고려(discretionary considerations)"를 근거로 기각했습니다.
- 무이유 기각(Summary Denial): 과거 PTAB 판사들이 작성하던 상세 결정문은 사라졌고, 단 한 줄의 통지(Notice)로 심판 청구가 거절되었습니다.
- 심사 대기 31건: 나머지 사건들은 실체 심사 예정으로 분류되었으나, 현재까지 인용된 건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심사 지연이 아닌, 행정부 차원의 특허권 강화 및 무효 심판 억제 정책으로 해석됩니다.
2. 분석: 한국 기업에 미치는 파장
IPR의 불능화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게 즉각적인 위협입니다.
- 방어권 상실: IPR을 통해 지방법원 소송을 중지(Stay)시키고, 저비용으로 특허를 무효화하던 Standard Playbook이 유효하지 않습니다.
- 소송 비용 증가: IPR 개시 실패 시, 곧바로 지방법원의 디스커버리(Discovery) 단계로 진입하게 되어 소송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 NPE 활동 증가: 무효화 리스크가 사라진 특허권자(특히 NPE)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유인을 갖게 되었습니다.
3. 대응: IP 담당자를 위한 4단계 Action Plan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기존 매뉴얼을 폐기하고, 다음의 전략을 즉시 도입해야 합니다.
① [대안] 결정계 재심사(Ex Parte Reexam)의 활용
청장의 정치적 재량이 개입되는 IPR 대신, 결정계 재심사(EPR)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 장점: EPR은 중앙재심사부(CRU)의 심사관이 전담하므로 스콰이어스 청장의 재량 기각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 전략: 익명 청구가 가능하므로, 협상과 동시에 압박용 카드로 사용하기에 적합합니다. 속도는 느리지만 현재로서는 유일한 행정적 무효화 수단입니다.
② [예방] FTO 조사의 기준 상향
"문제 되면 무효화한다"는 사후 대응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 전략: 제품 출시 전 FTO(Freedom to Operate) 조사 단계를 강화하십시오. 침해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있는 특허는 무효화 가능성을 배제하고, 철저히 회피 설계(Design-around) 하거나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것이 소송 비용보다 저렴합니다.
③ [소송] 조기 종결 전략 수립
소송이 제기되었다면 장기전은 불리합니다. IPR을 통한 소송 중지가 불가능함을 전제로 전략을 짜야 합니다.
- 전략: 소송 초기 Rule 12(b)(6) Motion(소각하 신청)에 집중하여, §101(특허 적격성) 이슈로 법원에서 직접 무효를 다퉈야 합니다.
- 전략: 승소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면, 디스커버리 개시 전 Nuisance Value(소송 회피용 합의금) 수준에서 조기 합의하는 것이 재무적으로 이익일 수 있습니다.
④ [출원] 미국 특허 포트폴리오 강화
현재의 기조는 우리 기업의 등록 특허 또한 쉽게 무효화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 전략: 경쟁사를 견제할 수 있는 핵심 특허에 대해 계속출원(Continuation Application)을 진행하여 청구항 범위를 확장하십시오. 강화된 특허권 보호 기조를 역이용하여 자사 IP의 자산 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4. 제언
USPTO의 정책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큽니다. 그러나 현재 스콰이어스 체제의 IPR 무력화는 명백한 상수입니다.
지금은 막연한 낙관론을 버리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여 리스크를 관리할 때입니다. 파인특허법률사무소는 변화된 미국 특허 환경에 맞춰 한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최적의 법률 솔루션을 제공하겠습니다.
